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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하나의 우주이다 개인은 하나의 우주를 품고있다는 진부한 말이 있다 며칠전에 나의 동료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서서 듣고있었다 서서 그 이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하나의 이야기가 있었고 한 명의 사람이 있었으며 한 개의, 막 탄생의 여운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우주의 단면이 있었다 그렇다 당신이 누구든지 간에 그대 앞의 사람에게 들려 줄 이야기 하나 없겠는가? 아니면 당신이 누구인지 설명할 단어가 없겠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당신이 몸 담고 있는 우주를 느낄 수 없겠는가? 이렇게 생각을 함에, 그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기로 했다. 무슨 수로 당신 우주의 법칙을 서술하고 해석하고 풀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의 우주마저 인류의 시간 전체를 바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누구든지 나는 그대에게 배울..
눈곱과 거울 눈곱을 걷어낼 줄 모르는 사람 거울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바라볼 줄 모르는 사람 거울이었다 거울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그리고 어떤 인간이었다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르는 사람 빚을 하나 더 얹었음을 모른 채 자리를 뜨는 사람 또 다시 텅 빈 거울이 되었다
어느 석고판이 있었다 내가 머무는 막사 옆에는 2평 남짓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매미가 우는 날에는 서늘하고 칼바람이 부는 날에는 얼어붙는 곳 북방의 친구가 들이닥치는 때나 달팽이들이 몸을 넉넉히 적시는 때가 오면 코가 먼저 아는 곳 여름 장마 때 이곳에서 책을 읽고있자면 은밀하고도 자연적으로 규칙적인 소리가 귀를 울린다. 똑-딱 똑-딱 지붕에서 천장으로 물이 떨어지고 천장이 그 물을 다시 머금고 내뱉는 소리 하늘이 우는 날이면 우리의 하찮은 석고판은 그것이 그런 만큼 조금씩 그러나 그대로 계속해서 울어주었다. 누구를 위해 우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얼마나 울었을까. 천장을 가득채운 석고판에는 멍이 들었다. 곰팡내 풍기는 멍이 들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곳엔 달래주는 이 없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울다가 마침내 철퍼덕 그런..
자기확신에 찬 사람 긍지와 자기확신으로 가득 차서 그가 걷는 걸음걸이가 남기는 발자국마저 살아움직일 것 같은, 그런 사람을 본적있습니까? 어떤 사람에겐 우상의 대상 어떤 사람에겐 경외감을 일으키는 사람 어떤 사람에겐 심지굳은 나무같은 사람 어떤 사람에겐 그가 걸어온 길에는 확신만이 가득차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사람 그 길은 정말로 자기확신이 가득 한 길인가? 나는 위와 같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고 어떤 자취를 남겼는지와 같은 것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고민할 때... 내가 그 사람을 자세히 알 지 못하는 만큼, 그래서 조각난 이의 반짝 빛나는 광채 만큼, 그가 걸어온 길을 확신의 길로 더 오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길은 어떠한 자기불신도 없는 그런 길인 것인가? 그 길은 어..
게슴츠레 눈을 뜨는 것 음흉한 눈!...(중략)...째려보냐? - 내가 들었던 나의 눈빛에 대한 흥미롭고 웃음이 나는 평가 나는 최근에 위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깨닫지 못했기에 그것에 대해 어떠한 노력도 할 수 없었던 거에 반해서 나 스스로는 막연한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었기에 계속 찾아 헤맸던, 즉 내가 나의 가치관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꼭 개선하고 싶은 것의 핵심을 찌르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떤 상황이나 사람이나 생각을 능숙하게 관찰하고 분석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내가 하는 주도적이지 않거나 노예같은 행동은 지겹웠고 지금도 지겨워합니다. 저것들이 주는 이점은 달콤할 지 모르지만 그렇게 주워먹다가는 실제로는 그럴 수도 ..
찬란하고 시리운 것 우리가 발을 딛는 여기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시선이 있기에 이곳은 그런 이유로 역동적인 모습을 가지게 됐습니다. 아무튼.... 그 많은 것 중에 나는, 찬란하고 시리운 것, 내가 두 발로 선 이곳을 이렇게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러겠다고 다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찬란하다고 불러도 과하지 않을 만큼 눈 부시게 아름다웠기에 내가 동경해오던 것이었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호감을 가지다보면 이끌리기 마련이어서 나는 그렇게 바닥에 추락한 그것들을 한 움큼 쥐었습니다. 시리움. 아픔. 하지만 몽글한 포근함. 그 촉감! 그러나 결국엔 잔잔하게 휘몰아 쳐들어오는 통증 그 통증이야말로 내가 찾던 것이였습니다. 아픔을 얻고 내 세계를 얻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쌓아져 올라가서 유리구가,..
유리구 투명하고 맑은, 찬란을 품고 있는 나약하고도 견고한 유리구, 추락하면 결국엔 시리도록 찬란한 빛을 내야만 하는 그런 유리구가 있습니다. 꼭 찬란하게 시리운 빛을 나에게 가져다 주어야 합니다. 추락은 그 자체로 무너짐, 그 결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파편조각들을 바라보는 그 순간의 연속은 슬픈 아름다움의 스펙트럼이어야합니다. 그것들은 참으로 눈에 부셔서, 그것에 이끌려 손으로 짚었을 경우에는 그야말로 가슴이 미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슬픔에 이끌린 나는 세상과 이것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깨끗한 유리구를 품고 나의 귀한 사람들 나의 귀한 생각들 나의 귀한 것들을 정갈하게 넣고 나의 귀한 것들을 나의 귀한 유리구에만 주려는 의지 하지만 나의 깨끗한 유리구는 때때로 추..
나의 노래 RIY For romance 찬란하게 시리운, 황량함에의 저항 결국에야 반짝이고 마는 것